제롬 케르비엘, 프랑스판 닉 리슨
2008년 프랑스 2위 은행이었던 SG(Societe Generale, 소시에테 제네랄)에 약 7조원의 손실을 한방에 안겨준 제롬 케르비엘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1. 제롬 케르비엘
제롬 케르비엘(Jerome Kerviel)은 1977년 1월 프랑스 브루타뉴 지방의 소도시 퐁라베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미용사였고, 아버지는 침대에 쓰이는 철재 구조물을 만드는 주물 장인이었습니다. 유년기는 평범했고, 낭트대학을 졸업하고 리옹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0년 SG에 입사하였고, 첫 업무는 금융상품 계약을 점검하는 백오피스 업무였습니다. 2005년 각종 계약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던 제롬 케르비엘은 선물거래팀인 '델타원'에 배치되었습니다.
2. 사기 거래의 시작
델타원은 유럽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통해 위험을 헤지하는 선물거래팀이었습니다. 헤지거래란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선물 매도포지션을 구축하여 하락위험을 방지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 매수포지션을 구축하여 상승위험을 방지하는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롬 케르비엘은 팀에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헤지거래가 아닌 공격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합니다. 1995년 베어링 은행 1 달러 매각의 주인공인 닉 리슨과 마찬가지로 로그 트레이더(Rogue Trader : 닉 리슨의 자서전 제목이며, 닉 리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제목)가 되었습니다. 2005년 여름, 유럽증시의 하락을 예측하고 선물 매도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때 마침 2005년 7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지하철과 버스에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합니다. 테러의 공포는 곧 경기침체로 이어졌고 유럽 증시는 폭락했습니다. 전 유럽이 고통받는 순간 제롬 케르비엘이 수익은 50만 유로(6억5천 만원)였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자신의 투자를 2년여간 지속하게 됩니다.
3. 프랑스판 닉 리슨
그에겐 5년간의 백오피스 업무를 통해 체득한 파생상품의 운용과 절차, 허점 등에 대한 매우 잘 알고 있었고, 회사가 제롬 케르비엘에게 부여한 한도인 2,900만 달러의 1000배인 250억 달러까지 거래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악용되기 시작합니다. 2007년 제롬 케르비엘은 독일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선물 매도포지션을 취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독일증시는 상승했습니다. 제롬 케르비엘은 손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자료를 작성해 보고하기도 했으며, 해킹을 통해 은행정보시스템을 조작하기도 했습니다.부정한 행위를 통해 손실에 대한 불안을 지워낸 자리에 채워진 건 다름 아닌 자신감이었습니다. 게다가 독일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수익이 발생하게 되었고, 탁월한 실적으로 이어지자 그의 투자는 '폭주기관차'가 되었습니다.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그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시장 상승에 베팅하였습니다. 지수는 계속 하락하였고, 베팅액을 지속적으로 늘려갔지만 결국 시장에 휩쓸려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결국 징역 5년형에 그가 발생시킨 손실액 49억 유로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2012년 기준, 프랑스 최저임금으로 38만6892년이 걸려야 갚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금융 및 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호화폐 사기 브이글로벌 (0) | 2023.04.13 |
---|---|
팻핑거 사건 및 사례 (0) | 2023.04.11 |
폰지 사기 또는 폰지 게임 (0) | 2023.04.09 |
버나드 메이도프 (0) | 2023.04.08 |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0) | 2023.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