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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주

by inniable 2023. 4. 6.

소주

 

건강이나 체질에 맞지 않아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동료, 친구, 애인과 함께 한잔의 소주에 삶의 애환을 녹여내는 것은 삶의 즐거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음식점에서 한병에 6천원 소주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우리 삶과 밀접한 소주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소주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1. 소주의 기원과 역사

증류방식은 기원전 2,000년쯤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향수 등을 만드는 증류법인 듯 합니다. 이러한 증류법은 12세기 십자군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이 증류법을 통해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와 맥주를 증류한 '위스키'가 태어났습니다. 동쪽으로는 13세기 몽고군이 이슬람 제국을 공격하면서 현지 농경민으로부터 소주 양조법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뒤 몽골군이 점령한 곳마다 소주를 전파하였고 고려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몽골은 국호를 원(元)으로 바꾸고 남송을 정벌한 후, 일본 원정을 목적으로 대규모 군대를 고려에 보냈고, 몽고군 주둔지에는 어김없이 양조장이 생겨났습니다. 당시 원정군의 본영이었던 개성을 비롯해 병참기지인 안동과 제주가 전통 소주로 유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2.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

소주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로 나뉩니다. 증류식은 양조한 술에 물을 섞어 끓여서 만듭니다. 소주고리라는 도기에 양조주를 끓이면 기체상태의 증류된 소주를 다시 액체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한 번만 증류시켜 만든 술로 알콜도수가 약 40 ~ 50도 정도이며 안동소주, 문배주 등이 대표적인 증류식 소주입니다. 고려부터 조선후기까지의 우리 소주는 모두 전통 누룩으로 빚은 양조주를 한 차례 증류시킨 증류식 소주(燒酒)였습니다. 희석식은 양조주를 여러차례 가열해 여기서 나온 고농도의 에틸 알코올(주정)에 물과 첨가제를 넣은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즐겨 마시는 소주(참이슬, 처음처럼 등)가 이 방식으로 만들어 집니다. 소주병에 표시된 희석식 소주(稀釋式燒酎)의 주(酎)자는 세 번 빚은 술이라는 뜻으로 여러차례 증류한 뒤 희석시킨 술을 의미합니다.

3. 서민의 술

1909년 당시 전통소주 제조장은 전국에 2만8천여 곳에 달했습니다. 일제는 1909년부터 1934년 사이에 다섯 차례 주세령을 발표합니다. 민간에서 자유롭게 만들던 소주 등의 전통주를 일정규모 이사의 공장에서만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술제조를 정부가 관리하고 세금을 쉽게 매기기 위한 것 이었습니다. 또, 전통 누룩 대신에 일본식 흑국(검은 누룩)을 식민지 조선에 도입하여 소주의 맛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1919년 현대식 주정(에탄올) 공장을 설립하며 쉽고 싸게 95도의 주정을 얻게 되자 대부분의 소주 제조장들은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타는 희석식 소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소주회사인 '진로'는 1924년 장학엽씨가 평남 용강에 진천양조회사를 설립한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35도짜리 증류식 소주를 만들기 시작해 1970년 국내 소주시장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1965년 당시 대한민국 박정희 정부는 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양식이 부족해지자 곡물로 술을 만들수 없게 한 '양곡관리법'을 시행하였습니다. 당시 200 ~ 300여 개에 달하던 증류식 소주회사는 1973년 1도 1사 정책에 따라 각 도에 희석식 소주회사 한 개로 제한되었으며, 대부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지방의 대표 소주가 생겨난 배경입니다. 희석식 소주는 싼 가격과 보관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가 계속 늘게 되었고, '서민의 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4. 35도에서 14.9도까지

진로가 처음 소주를 생산한 1924년 당시는 증류식 소주로 알코올 도수는 35도였습니다. 현재와 같은 희석식 소주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1965년에는 30도 소주가 주류를 이루다가 1973년 25도로 낮아진 이후 25년간 '소주=25도'로 통했습니다. 그러다 1998년 진로가 2도 낮춘 23도 '참이슬'을 내놓으면서 도수 낮추기 경쟁에 불을 지폈고 2006년에는 경월소주를 인수한 두산에서 20도짜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며 다시 도수낮추기 경쟁이 가열되었습니다.

 

2014년에 17도, 2019년에는 16.9도의 '진로이즈백' 을 론칭하였고, '처음처럼'도 16.9도로 알콜도수를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전,충남,세종지역 소주 제조 업체인 맥키스컴퍼니는 최근 14.9도인 '선양'을 2023년 3월 2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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