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역사
커피의 역사를 요약해 보고자 합니다.
1. 커피의 역사 및 유래
가장 유명한 커피의 유래로는 칼디의 전설이 있습니다. 7세기경 에오피아의 염소 목동이었던 칼디(Kaldi)는 우연히 염소들이 흥분하여 이리저리 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기던 칼디는 염소들의 행동을 주시하였고, 염소들이 빨간 나무 열매를 먹으면 흥분한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 빨간 나무 열매를 마을에 가져왔습니다. 열매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맛을 보게 된 칼디는 먹고 난 후 피로감이 사라지면서 신경이 곤두서는 듯한 황홀함을 느끼게 되어, 마을 인근 이슬람 사원에 있는 사제들에게 이를 알렸습니다. 이 사제들은 수행중 쏟아지는 잠을 쫒기 위해 이 열매를 이용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여러 사원으로 널리 전파되었다는 것이 칼디의 전설입니다.
다른 유래로 전해오는 것은 오마르의 발견설이 있습니다. 1258년 아라비아의 사제였던 셰이크 오마르(Sheik Omar)는 어느 날 잘못을 저질러 신전을 쫓겨나 산으로 추방되었습니다. 며칠동안 길을 잃고 헤매다 너무 배가고파 새가 쪼아먹던 빨간 열매를 먹게 되었습니다. 열매를 먹은 오마르는 활력을 되찾았고, 이 열매의 효능을 알게되었습니다. 이후 이 열매를 이용해 많은 사람들의 치료에 사용하게 되었고, 성자로 널리 알려지게 되어 높은 존경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설이나 설화로만 커피의 유래가 전해질 뿐, 커피의 발견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나 문헌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에티오피아 인근의 고지대에서 자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곳에서부터 이집트와 예멘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이후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튀르키에 지방의 많은 수도승들이 즐기는 음료로 활용되었습니다. 커피가 가진 각성효과는 밤새 기도를 해야했던 수도승들에게 매우 유용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커피에 대한 처음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1511년에는 커피가 신경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메카의 고위 수도승에 의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음료의 인기를 꺾을 수 없었고 결국 오스만 투르크 술탄 셀림 1세에 의해 커피 금지령이 폐지되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도 이와 비슷한 금지령이 1532년에 내려졌었고, 커피샵과 커피 창고들이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554년 이스탄불에 세계 최초의 커피 가게인 카페 키바 한(Cafe Kiva Han)이 들어서게 됩니다.
커피는 이슬람 세계에서 유럽으로 퍼졌습니다.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의 빈을 침공하면서 부터입니다(1683년 빈 전투). 전쟁중에 터키에 머물고 있던 귀족인 프란츠 콜스키츠키(Franz Kolschitzky)는 검은 빛깔의 열매를 발견해 들여오게 됐고 1683년에 커피 전문점을 열었습니다. 지금처럼 커피에 우유를 넣거나 달게 먹는 방식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7세기에 들어서면서 커피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으로 커피를 처음으로 대량 수입한 것은 네덜란드 상인이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자와섬 지역에 커피 농장을 지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튀르키에 쉴레이만 아아가 1669년 7월 메흐메트 4세의 사절 자격으로 베르사유 궁전에서 루이 14세를 접견할 때, 튀르키에식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선보이면서 소개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면서 프랑스 권력층은 커피를 담당하는 하인을 고용하는 것이 지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오스트리아보다도 먼저 커피가 도입되어 있었습니다. 런던의 커피숍은 Penny Universities라고 불렸는데싼 값의 커피 한잔을 마시며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이었습니다. 영국인들 사이에서 커피는 계속해서 인기가 높아졌고, 1690년대부터는 미국에도 본격적인 커피 붐이 일어났습니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커피 가게가 속속 들어서게 되었고, 170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뉴욕에서는 맥주보다 커피가 아침 음료로 선호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커피가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식민지 이주자들은 커피보다 술을 더 즐겨 마셨기 때문에 커피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미국 독립 전쟁 중 커피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여, 그러지 않아도 영국 상인의 부재로 공급이 줄어든 커피는 값이 크게 뛰었었습니다.
2. 한국에서의 커피
매우 잘 알려진 것 처럼,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커피를 마신 사람은 고종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은 1902년 러시아 공사 웨베를의 처남의 처형인 손탁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1884년부터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알렌의 저서에 따르면 궁중에서 어의로서 시종들로부터 홍차와 커피를 대접받았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선교사 아펜젤러의 선교단 보고서에는 1888년 인천에 위치한 대불호텔을 통해 커피가 일반인들에게 판매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많은 매체에서 한국 최초의 커피숍으로 1923년 명동의 '후타미 다방'을 꼽지만, 실제 구한말 역사자료에서는 1913년 남대문역에서 문을 연 '남대문역 다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915년 조선 총독부 철도국에서 발행한 조선 철도 여행 안내 책자에는 '남대문역 기사텐(다방) 내부'라는 글과 함께 이곳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또한, 철도 박물관 문서 자료에는 '마츠이 카이치로'라는 일본 청년이 경성의 잡화점이었던 '무라타'를 인수, 조선 총독부 철도국 남대문역 기사텐 및 식당차용 물품을 납품하였다'라는 기록도 볼 수 있어,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던 시기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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