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력, B.C., A.D.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의 기원과 B.C., A.D.를 나누는 기준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달력은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입니다. 매우 오래전부터 각 나라와 문화별로, 또 시대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달력을 사용하였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세계 표준을 위해 그레고리력을 사용합니다. 왜 그레고리력이 제정되었고, B.C. 와 A.D.를 어떻게 나누었을까요?
1. 그레고리력
1582년까지 사용되던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은 천체운행과 불일치하여 오차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서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새로운 달력을 제안한 것이 그레고리력의 유래입니다.
기원전 46년, 로마 황제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율리우스력을 제정하였습니다. 1년을 365.25일로 계산하고 4년마다 하루를 추가하는 윤년을 두었습니다. 제정된 율리우스력은 천문학에서 계산하는 1년(1회귀년)인 365.2422일보다 0.0078일(11분 14초) 정도의 오차가 발생하였고 128년마다 1일의 오차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레고리력의 채택 동기는 부활절을 언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그리스도교 초대교회의 의견차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원 후 4세기 경, 소아시아(현 튀르키에) 에페소스의 주교인 폴리크라테스가 부활절을 로마에서 정한 날짜와 다르게 정했습니다. 요한복음의 기록에 따르면, 부활절은 니산 14일(춘분이 시작하는 달의 보름을 의미하고, 유대인들의 광복절인 유월절을 말함)이후 첫 안식일의 다음날이었는데, 부활절을 히브리력의 유월절에 따라 정해야 한다는 기독교 단체와 율리우스력을 따라야 한다는 기독교 단체들간에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이에 로마 콘스탄티누스1세가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부활절을 통일하기 위해 율리우스력에서 정하는 춘분 이후 첫 보름 다음의 일요일로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율리우스력의 작은 오차로 인해 달력상의 춘분이 실제 춘분과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128년에 1일이라는 오차는 1250여년 정도 누적되자 부활절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춘분이 달력상 춘분인 3월 21일보다 10일이상 빨라지는 오차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교황 그레고리13세가 제안하는 그레고리력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교황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1582년에 그레고리력을 채택하였으나, 대부분의 개신교와 정교회 국가들은 계속 율리우스력을 고수했습니다. 이후 영국은 1752년에, 일본은 1873년에 러시아는 1918년에 그레고리력을 채택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1896년부터 그레고리력을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2. B.C. , A.D. 그리고 나라별 역법
기원전을 뜻하는 B.C.는 그리스도 탄생전이라는 의미의 Before Christ의 약자입니다. 이스라엘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가 탄생한 그 해를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가 나뉘었습니다.
이 기준은 유럽에서 17세기에 들어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 전에는 B.C. 753년을 기준으로 하는 A.U.C(도시의 건립으로 부터)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이 도시는 로마를 의미하고, 로마제국의 건립년도를 뜻합니다.
기원후를 뜻하는 A.D.는 Anno Domini(주님의 해)라는 라틴어의 약자입니다. 이를 최초로 제정한 사람은 525년 당시 로마의 수도원장이었던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Dionysius Exiguus)입니다.
6세기에 생긴 개념이지만 한참이 지난 9세기부터 14세기 동안 유럽에 퍼졌고,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는 복음서를 기초로 예수 그리스도가 로마력 A.U.C 753년에 태어났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계산착오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예수가 태어난 해는 그의 계산보다 2 ~ 4년전이며, 다른 학자들이 다시 연구한 결과 기원전 7년이라고도 합니다.
B.C.와 A.D. 사이에 "0"년 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원전 1년 12월 31일 다음날은 기원후 1년 1월 1일입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0"이라는 숫자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0"이라는 숫자가 발명된 것은 6세기경 인도에서 부터입니다. 유럽에서 '0"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이고, 널리 쓰인 것은 17세기라고 합니다.
지금은 기독교와 관련 없는 나라도 전세계 표준을 적용을 위해서 A.D. 연대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자체적인 연도가 있습니다. 유대교의 1년은 성경에서 천지창조가 된 해이고, 이것은 기원전 3761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2023년 기준 유대력은 5784년입니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까지 단기(B.C 2333년을 원년으로 하는 단군의 고조선 건국을 기준으로 함)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신문에 날짜를 표기한 곳은 단기 0000이라고 표기 된 것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A.D.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기는 1962년부터입니다.
네팔,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에서도 자신들만의 고유 달력을 제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0년 나루히토 일왕의 연호인 레이와(令和)로 제정해 그레고리력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현재 전세계에서 국왕의 연호를 사용하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연호라는 것은 특정 왕(군주)의 즉위 후 통치 기간을 헤아리는 역법입니다. 일본에서는 연호가 갖는 의미가 매우 큽니다. 관공서의 공문, 개인 은행 통장, 대출신청서, 부동산계약서까지 각종 문서에 서력보다는 연호가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보수성향 신문인 산케이신문 역시 그레고리력보다는 연호 표기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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