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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및 기업/인수합병

전환사채(CB)

by inniable 2023. 4. 1.

전환사채(CB)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CB)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액주주 입장에서 투자한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전환사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하거나, 주가하락시 전환가액을 조정하고,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소액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되거나, 기업이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등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환사채는 일반사채를 발행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거나, 발행하더라도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일 때, 긴급히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저리에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1. 코스닥벤처펀드제도 도입과 전환사채

2018년 4월에 새로운 코스닥벤처펀드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주식에 연계된 채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15% 이상 운용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들의 공모주 중에서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일부 투자금에 대한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높은 위험도를 가지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꺼리는 투자자들에게 일부 인센티브를 부여해 벤처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이고, 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조금 더 원활하게 하도록 제도를 도입한 것입니다.

 

코스닥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상당수는 벤처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합니다. 향후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벤처기업의 주식을 인수하면 큰 위험을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코스닥펀드 매니저들은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사업모델이 안정화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합니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금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우량한 기업에 투자하려 합니다. 이에 따라 자금의 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투자자 사이에 미스매치(mis-match)가 발생합니다. 이에 코스닥벤처펀드제도를 도입하여 펀드매니저에게 벤처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당근을 제시한 것입니다. 벤처투자가 늘고 벤처기업이 원활히 사업을 지속하고 성공하여야 더 많은 일자리도 탄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전환사채의 발행물량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주식을 인수하는 것보다 조금 덜 위험한 전환사채를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회사를 청산할 경우, 잔여재산 분배권은 채권자가 주주보다 우선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전환사채의 특징

전환사채는 일반적인 사채에 주식 전환권 등의 복잡한 옵션이 있습니다. 크게 (1) 투자자나 발행자의 상환청구권 보유 여부 (2) 전환가격의 결정 (3) 전환가격 리픽싱(refixing) (4) 전환시기 (5) 발행의 형태(공모 or 사모)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상환청구권

투자자가 상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풋옵션(Put Option), 발행자가 보유하고 있으면 콜옵션(Call Option)이라고 하는데, 대게는 긴급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투자자에게 유리한 풋옵션을 부여하여 발행합니다. 단, 유망한 사업이거나 향후 발전가능성이 뚜렷하면 발행자가 콜옵션을 가진 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2) 전환가격

발행시점에서 향후 주가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정해집니다. 예측치를 기반으로 투자자와 발행자가 협상에 의해 최종적으로 결정됩니다.

 

(3) 전환가격 리픽싱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를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발행자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전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습니다. 전환사채는 일반사채보다 이자율이 낮아 투자자에게 불리한 것이니 만큼 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여야 높은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전환가격은 1회 조정시 최대 30%까지 전환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채권의 주식전환비율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4) 전환시기

전환사채는 사채 만기일 이전, 사전에 정한 기간(대게는 자금 투입후 1년 또는 1년 6개월후)에만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5) 발행의 형태

대부분 기관투자자에게 사모의 형태로 발행됩니다.

 

3. 사례

어제자(2023년 3월 30일) 뉴스에 따르면, 2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티에스아이를 안다자산운용에서 703억원에 인수하였습니다.

 

인수 이전 티에스아이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5회의 전환사채(2~6회)를 발행하였습니다. 조달한 자금액은 580억원에 이릅니다. 이들의 CB는 만기이자율이 "0%"입니다. 무이권부 전환사채라고 부릅니다. 최초 전환가액이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2,320원에서 8,984원, 3회차 CB의 전환가격은 14,644원에서 14,355원, 4회차 CB의 전환가격은 9,714원에서 9,523원, 6회차 CB의 전환가격은 9,160원에서 8,980원으로 조정되었습니다.

 

3월 30일 기준 종가는 12,640원입니다.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어느 곳에서 행사할 지 여부를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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