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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건강

암과 그 치료법 두번째

by inniable 2023. 4. 25.

암과 그 치료법 두번째

 

암과 그 치료법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암 치료에 대해 2세대인 표적항암제로 큰 성과를 올렸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암세포가 항암제에 적응한다는 것입니다. 암세포는 빠르고 끊임없이 증식하여 변이속도 또한 빠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몸속에 있는 암세포라 하더라도 서로 조금씩 유전형질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표적물질을 덜 생산하도록 변이하는 것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1. 3세대 치료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를 계속 투여하면 표적물질을 덜 생산하도록 변이를 일으킨 암세포는 살아남아서 계속 증식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살아남은 암세포 대부분이 표적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항암제에 대한 2차 내성이라고 하며, 암세포에서 BCR-ABL1 유전자의 변이가 나타나 글리벡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 사례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3세대 면역항암제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인체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약물로 비정상세포를 즉시 제거하는 세포독성 T세포를 활용합니다.

 

2. 암세포의 기만전략

면역항암제에 대한 연구는 ‘T세포 수용체(TCR)’가 발견되면서 발전했습니다. TCR은 T세포가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도록 암세포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단백질로, T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합니다. 인체의 TCR은 2.5×107가지가 넘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암세포를 조기에 찾아내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몸에 이미 이러한 메커니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 발생을 완전히 막지 못합니다.  암세포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기만’하기 때문입니다. T세포는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T세포가 정상세포와 결합하면 정상세포는 면역세포가 면역 반응의 본격적인 시작여부를 판단하는 분자인 [면역관문분자]를 내보내서 T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억제합니다. [면역관문분자]이 있기 때문에 면역계가 인체의 세포를 공격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이와 같은 메커니즘을 모방합니다. T세포가 TCR로 암세포를 인지하고 결합하면 반대로 암세포는 빠르게 면역관문 조절 물질과 비슷한 물질을 내보내면서 T세포를 속입니다. 마치 정상세포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입니다.

 

3. 면역항암제의 종류

면역치료제는 암세포의 이러한 기만 메커니즘을 막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암세포가 면역관문을 속이기 위해 내보내는 물질인 PD-1/PDL-1 치료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것은 T세포의 수용체에 다른 물질을 결합하도록 하여 PD-1/PDL-1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이에 따라 PD-1/PDL-1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환자 몸속의 T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되어 암 치료가 가능하게 됩니다.

 

2014년 미국FDA(식품의약안전청)의 승인을 받은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BMS의 옵디보(Optivo, 성분명 니볼루맙)이 PD-1 치료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키트루다는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의 ‘흑색종’을 완치시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외에 CTLA-4, LAG3, TIM3, TIGIT, VISTA등 3세대 면역항암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세포독성 T세포 자체를 항암제로 이용하는 것도 있습니다. 환자의 암 조직에 이미 침투한 T세포가 있다고 한다면, 이 세포독성 T세포는 환자 몸속의 암세포를 정상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판단 됩니다. 이 T세포를 분리하여 배양 후 환자에 다시 투입하면 암세포를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됩니다.

 

암에서 세포독성 T세포를 분리하지 않고 혈관 속에 있는 T세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포독성 T세포가 암을 공격할 때는 T세포 표면에 4-1BB라는 물질이 생기는데, 이 4-1BB는 혈관 속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암세포가 발견되면 재빠르게 반응합니다. 4-1BB가 T세포와 암세포 모두에게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작용, 암세포만 빠르게 공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4-1BB를 가진 세포독성 T세포의 혈중 농도를 높이면 환자의 암에서 세포독성 T세포를 분리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됩니다.

 

길리어드, 젠맙, 애드진 등의 글로벌 제약회사는 물론이고 앱클론,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등의 국내 바이오 업체도 4-1BB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세포독성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자극하는 방법도 개발중입니다. T세포는 암세포 공격시 CAR이라는 물질이 형성됩니다. CAR은 TCR과 함께 작용하여 T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물질을 분비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런 원리로 T세포에 CAR가 형성되도록 직접적인 유도를 하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은 주목을 받는 CAR-T 치료제가 이 원리를 이용합니다. CAR-T 치료제는 인체내에서 증식하며 살아있는 약물로 작용하여 한 번 투여로 오랜 시간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와 같이 상용화된 치료제도 있습니다.

 

4. 연구의 계속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 치료에 큰 발전이 이루어 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만능은 아닙니다. 면역체계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만큼, 면역체계를 이용한 치료법이 인체에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암을 극복하는 많은 방법이 개발되어 왔으며,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암은 조기에 발견되기만 한다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암은 국내 사망 원인 중 1위입니다. 앞으로도 넘어서야 될 산입니다.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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