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확장현실, 디지털 트윈
몇년간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가상현실 공간에서 업무회의와 미팅을 하고, 재택근무를 통해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는 미래의 삶을 직접 겪어보았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주목 받았던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확장현실 그리고 디지털 트윈이 어떤 개념인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간략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메타버스
'메타'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접두사로 '초월한', '넘어서' 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이 '메타'에 'universe'를 합성한 합성어입니다. 1992년 출판된 닐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라는 SF소설속에서 최초로 등장한 개념입니다. '스노 크래시'에서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메타버스'는 현실의 상호작용을 가상공간에서 실제 현실과 유사하게 구현하는 여러가지 형태 및 콘텐츠들을 포괄적으로 사용합니다. 결국 '메타버스'는 특정한 기술이 아니라 미래 인간 문화에 대한 비전을 뜻하고,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해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특히 가상 공간에서 어떻게 지내고, 일하며 즐기는 것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완벽한 현실 시뮬레이터같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2021년에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메타'라는 이름으로 회사이름을 변경하였습니다. 페이스북이 주도했던 소셜 미디어 이후에 다가올 세계를 주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메타버스를 적용한 기술의 연구와 사업들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있는 상태입니다. 메타버스와 소셜 미디어 비즈니스 전반에서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2. 확장현실
애플은 20년 전부터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고글형 디바이스를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고글은 가상 현실(VR)을 지원하겠지만, 애플은 증강 현실(AR)에 방점을 두고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애플은 기업용 PC시장의 25%,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의 50%, 그리고 기업용 태블릿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기업용 스마트기기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확장 현실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생각 외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애플은 앞으로 5년 동안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타 사무용 애플리케이션, 산업 디자인, 그리고 다가오는 '디지털 트윈' 혁명을 목표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3차원 가상 공간과 가상 사물을 디자인해서 구축해야 하며, 증강현실의 경우 실제 환경의 객체가 3D 스캔을 통한 디지털화된 가상 객체도 증강현실에 배치되어야 합니다.
가상 공간에서의 탐색, 실제 세계에서 가상 객체를 띄우거나, 설계하고 만들고 스캔하기 위한 이 같은 모든 기술의 최첨단 버전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이 아니라 디지털 트윈 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플랫폼에서 구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디지털 트윈
1970년 4월 11일, NASA의 세번째 달착륙을 목표로, 3명의 우주비행사가 탄 아폴로13 우주선이 달을 향해 비행할 때의 속도는 분당 640km였습니다. 갑자기 이 엄청난 속도의 아폴로13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났고, 우주선 측면이 파손되면서 동력이 차단되고 내부 산소 공급장치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기내로 더 이상 새로운 산소가 보충되지 않는 상황이 되자 3명의 우주비행사들은 달 착륙선(LM)으로 빠르게 이동했습니다.
달 착륙 임무는 취소되었고, 새로운 임무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우주비행사들이 살아서 지구로 귀환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위해 우주비행사들은 아폴로13 우주선의 여러 부품을 수정하고 개조해서 본래의 목적과 사용용도와는 다른 여러가지 작업을 수행하도록 변경해야 했습니다.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귀환을 위한 NASA의 지시를 수행해낸 이 우주비행사들은 무사히 귀한했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NASA가 유일하게 보유했던 '디지털 트윈' 시스템에 있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라 함은 기존 물리적 객체, 시스템 또는 인프라의 가상 디지털 복제본을 말합니다. 당시 NASA의 경우 훈련과 임무 매개변수 테스트에 사용된 15개의 시뮬레이터 형태로 이 '디지털 트윈'을 구현했었습니다. NASA 엔지니어들은 이 시뮬레이터의 시뮬레이션 기능을 사용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하고, 가능성 있는 여러가지 해결책을 테스트하고, 그중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서 아폴로 승무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개념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NASA는 시뮬레이터와는 별개로 모든 우주선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기 시작했고, 2010년 이 개념에 '디지털 트윈'이라는 용어를 붙여 사용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고정된 모델이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물리적 객체 또는 시스템의 디지털 또는 가상 모델로 개인화, 개별화되고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진화합니다. 수리, 업그레이드, 손상, 노후화 등 물리적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디지털 트윈에서도 그대로 일어난다는 측면에서 매우 다양한 측면에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교량, 건물, 발전소, 항공기 및 공장에서 시스템 통합, 제품 및 장비 테스트,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 사고 예측 및 정비 등의 분야에 이미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는 영역은 아직 극히 초기에 불과합니다. 종합해보면, 디지털 트윈 시스템은 물리적 시스템, 이 물리적 시스템에 대한 가상 디지털 복제본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통신 채널로 구성됩니다. 이 통신채널은 물리적 시스템을 바로 측정하는 센서의 데이터를 중계하는 형태입니다. 현존하는 많은 디지털 트윈 구현은 모두 초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시스템의 세밀한 디지털 트윈은 아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모든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AI, 정밀하고 세밀한 센서, 그리고 이를 구현할 툴이 디지털 트윈에 필요한 것입니다.
4. 디지털 트윈 국내외 시장 규모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트윈'시장은 아직까지 약 3조5,000억원 규모라고 합니다. 같은해 국내 시장은 690조원으로 다른 나라와는 비교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국내시장도 연평균 70%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되어 체계적인 발전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가상 공간은 '메타버스' 판타지 세계를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단순히 현실을 확장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신성장 4.0 전략 (0) | 2023.03.25 |
---|---|
오마카세 (0) | 2023.03.20 |
SMR, SMR의 규모의 경제, 주목받는 이유 (0) | 2023.03.13 |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원리, 배터리 소재 (0) | 2023.03.08 |
카페 창업 (0) | 2023.02.28 |